
제목이 참 단순하죠. 나에게 고맙다. 그런데 이 단순한 제목이 오히려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전해요. 가족에게, 친구에게, 직장 동료에게. 심지어 모르는 타인의 작은 친절에도 고맙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정작 매일 고생하는 나 자신에게는 언제 고맙다고 말해봤을까요?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되는 에세이예요.
책 읽어주는 남자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분의 글이라 그런지, 문장 하나하나가 마치 귀에 대고 속삭이는 것처럼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에세이는 자칫 딱딱하거나 교훈적으로 흐를 수 있는데, 이 책은 옆집 오빠나 친한 언니가 조용히 건네는 위로 같아요.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 정말 열심히 살잖아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남들과 비교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붙입니다. 무언가를 성취해도 잠시뿐, 금세 다음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하죠. 그러다 문득 지칠 때가 옵니다.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왜 나는 여기에 머물러 있나 싶을 때 말입니다. 이 책 나에게 고맙다는 그런 지친 순간에 잠시 멈춰 서서 어깨를 토닥여주는 기분이에요.
책의 내용은 부담 없이 짧게 구성되어 있어요. 긴 호흡으로 읽지 않아도 되어서,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잠자리에 들기 전 잠깐씩 펼쳐보기 좋았습니다. 짧은 글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꽤 묵직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실수해도 괜찮다고, 조금 느려도 괜찮다고 말해줘요. 사실 너무 흔해서 식상하게 들릴 수 있는 말인데도, 이상하게 이 책에서 들으니 진심으로 와닿는 것 같습니다.
특히 가장 마음이 저릿했던 부분은 자신을 용서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우리는 타인의 실수는 관대하게 넘기면서도, 스스로의 실수나 부족함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비난합니다. 과거의 잘못을 계속 곱씹으며 스스로를 괴롭히죠.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이제는 충분히 아파했고, 충분히 자책했으니 이제는 그만 나를 용서해 주라고 조용히 권유합니다.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해주는 것이 곧 나를 용서하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단순히 위로만 건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놓치고 있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들을 다시금 발견하게 도와주기도 합니다. 너무 당연해서 잊고 살았던 주변의 모든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죠.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마음속에 따뜻한 온기가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에세이 한 권이 저에게 작은 힐링이 되어주었답니다.
만약 지금 마음이 조금 지쳐있거나,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복잡한 생각이나 무거운 고민 없이, 그냥 작가님의 따뜻한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나 자신에게 주는 작은 선물로 나에게 고맙다를 조용히 추천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