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나오면 직업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안 할 수가 없죠. 특히 의사, 변호사, 회계사 같은 '전문직'들은 그래도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이 책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는 이런 우리의 안일한 생각을 정면으로 깨부숩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기술 기반 사회가 확장되면서 기계나 시스템이 전문가들의 고유 영역을 대부분 수행하게 될 거라고 단언해요. 결국 전통적인 전문직이라는 개념 자체가 축소되거나 해체될 거라는 매우 충격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보면 분야별로 이미 자동화가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요. 의료 분야만 봐도 환자들이 온라인에서 진단을 검색하고, 약국에서는 로봇이 처방전을 바탕으로 약을 조제하는 시대가 왔잖아요. 법률 쪽은 더 심각하죠. 시스템이 자동으로 문서를 만들고, 심지어 온라인에서 판사, 변호사, 피고인이 만나 법적 다툼을 벌이는 가상 법원까지 등장하려고 합니다. 한때 전문가들만이 독점했던 지식이나 서비스가 이젠 다양한 혁신 기술과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해 ‘탈맞춤화’ 되거나 ‘저비용 고서비스’로 전환되고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경영 컨설팅 분야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는데요. 한때 맥킨지가 독점했던 통찰력도 이젠 대규모 온라인 전문가 네트워크나 데이터 기반 시스템이 대체하는 중이라고 지적합니다. 이처럼 전문가의 업무가 여러 부속 작업으로 나뉘어 가장 저렴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이나 사람에게 위임되는 방식으로 분해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어요. 이 책은 전문가들이 가지고 있는 전문적 지식, 자격, 규제 같은 전통적인 특징들이 기술의 발전 앞에서 얼마나 허물어지고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기계가 절대로 따라올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 예를 들어 공감 능력이나 윤리적 책임 같은 건 어떻게 될까요? 저자들은 현재의 전문가들도 공감 능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날카로운 비판을 던집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공감 작업이 전문직 고유의 역할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죠. 결국 이 책은 기술이 진보할수록 인간 전문가가 독점하던 영역은 꾸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어요. 물론 전문직이 다른 직업들보다는 가장 오래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만, 합당한 보수를 받는 일자리는 분명히 줄어들 것이고, 실용적인 전문 지식은 소수 전문가의 독점물이 아닌 공유재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하며 끝을 맺습니다. 우리가 이 책을 읽고 앞으로 어떤 전문성을 키워야 할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